세계미술작가교류협회(WAIA, World Artist Interaction Association)에서 선정한 열 명의 작가가 돌아오는  5일부터 8일까지 진행되는 울산 최초의 아트페어 CA-U 2014에 참가한다.

 

 

세계미술작가교류협회는 이번 울산 ‘CA-U 2014’의 참여작가로서 해당 협회에서 주최한 공모전 및 대회의 수상 경력이 있는 열 명의 작가를 선정했다. 작가 강민영, 김말지, 김용보, 김은영, 김호경, 남송녀, 엄희권, 정재원, 전혜원, 최그린이 그 주인공들이다. 참여작가 중 세계미술작가교류협회가 추천 신진작가로서 선정한 최그린, 정재원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초콜릿 상자에 담긴 복주머니를 본인의 대표작으로 하여 ‘Healing’ 연작을 선보이고 있는 신진작가 최그린은 복주머니와 초콜릿 모두가 ‘Healing’ 즉 ‘치유’의 상징이라 말한다.

 

전통 명절에 주고받던 나눔과 행운의 상징인 복주머니와, 엔도르핀 분비를 도와 우리에게 행복감을 주는 현대의 사랑의 묘약인 초콜릿이라는 두 가지 오브제를 어우러지게 함으로써 최그린 작가는 구세대와 신세대 간의 교감 또한 꾀하고 있다. 달콤한 초콜릿을 흠뻑 뒤집어 쓰거나 초콜릿 상자 안에 예쁘게 놓여진 복주머니를 특유의 사실적 표현력으로 캔버스 위에 얹어냄으로써 작가는 일상의 스트레스에 지친 관객들에게 달콤한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치유’라는 선물은 한 때 최그린 작가 자신이 스스로에게 주고 싶던 위로였다. 작가는 20대 초반, 패션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영국으로 떠났으나 곧 외출조차 어려울 만큼 악화된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인해 아픈 마음으로 귀국해야 했다. 병의 악화에 따라 작가는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에까지 시달렸다.

 

최그린 작가가 진정 치유다운 치유를 경험한 것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인사동 길거리에서 우연히 눈에 띈 복주머니는 작가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입을 꼭 닫은 복주머니, 그 안에 어떤 행운이 들었는지 열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은 손에 쥔 사람이 무엇을 상상하느냐에 따라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작가는 그 미지의 행운을 스스로 간직함과 동시에 아픔을 가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복주머니를 캔버스 위에 옮기기로 마음먹었다.

 

누군가 자신의 작품을 마주하며 달콤함과 행복감을 맛보고 마음의 치유를 경험하기를 바란다는 최그린 작가. 작가의 예쁜 진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를 바란다.

 

정재원 작가의 작업은 인간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한 본질, 자연스러운 인간의 모습에 대한 그리움으로부터 출발한다. 이 ‘자연’에 대한 그리움은 발달하는 현대 문명 가운데에서 규격화된 현대인의 생활과 구조적인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권태로움과 회의감으로부터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 ‘자연’을 여인의 몸이라는 대상을 통하여 표현하고자 했다. 여인의 피부로부터 느껴지는 생명다운 촉감과 전신의 부드러운 곡선을 캔버스 위에 그려내는 과정에서 작가 또한 자연과의 은밀한 교감을 느낀다.

 

작가는 자신과 타인의 공존적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끊임 없이 남과 나를 비교해 우월감을 느끼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에 회의감을 느낀다. 그것은 타자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아니라 자신을 포함한 우리 모두에 대한 반성적 시각이다. 정재원 작가의 작품에는 때때로 ‘가면’이 등장한다. 작가는 이 가면이라는 오브제가 ‘모두가 지니고 있을 내면의 양면성’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한다.

 

작가가 그 싱그럽게 아름다운 나체의 여인의 한 손에 ‘자만하지 말라는’ 회의와 자기반성의 가면을 들려 주었을지언정, 관객의 입장에서 마주하는 그녀의 모습은 여전히 아름답다. 작가가 그려낸 이 여인의 초상은 어쩌면 한 손에 든 양면성의 가면 뒤에 이기심과 자만을 감추고 있을지언정 여전히 아름다운 자연의 속성은 잃지 않는, 가식과 이기라는 본성적인 악을 간직함과 동시에 생명으로서의 아름다움 또한 품고 있는, 인간에 대한 역설적인 희망의 시선이 아니었을지 조심스레 추측해본다.